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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을 AI로 설계"… |크립톤·주미당, 새 시장 개척

2026-06-26

Day Jun 26, 2026  /  News 더벨  /  Writer 이영아 기자

크립톤 x 주미당 딜 스토리

창업가는 종종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합니다. 남들이 취미로 소비하는 영역에서도 누군가는 구조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요. 투자자 역시 창업자가 얼마나 해당 산업에 열정과 애정이 있는지 주목하죠.

김동완 주미당 대표는 전통주 산업의 품질관리(QC)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는데요. 음식과 술의 궁합을 데이터로 분석하던 중, 향과 맛의 조합을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향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까지 확장했어요.

이러한 시선에 주목한 임재규 크립톤 팀장은 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로 결심하죠.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해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발견한 창업자와 그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의 동행은 이제 AI 기반 향미 데이터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임 팀장은 현장형 투자자로 불립니다. 어린시절부터 창업을 꿈꿨기에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진학했는데요. 이후 미국으로 넘어가 뉴욕시립대학교 FIT서 브랜드매니지먼트를 수료했습니다. 당시 고객 접점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유통 분야에 흥미를 느껴 관련 분야로 커리어를 쌓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랜드와 티몬에서 상품기획(MD) 업무를 담당하며 커머스 실무를 익혔죠.

크립톤 x 주미당 딜 스토리

오랜 꿈을 품어온 창업에 다시 도전하기도 했는데요. 동남아 패션 플랫폼 창업을 목표로 태국에서 직접 사업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준비 과정은 순탄치 못했고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다시 티몬에 합류해 온라인 커머스를 경험하며 재기의 꿈을 꾸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하게 크립톤 포트폴리오 기업 코파운더로 합류합니다. 약 2년동안 스타트업의 성장과 위기를 경험하며 성장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임 팀장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무렵 양경준 크립톤 대표께서 합류를 제안했다"며 "포트폴리오 기업 시절 크립톤과 대표님이 보여주신 진심을 다른 창업자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를 결심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정보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SK 회계법무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SK에서 5년간 몸담은 뒤 퇴사하고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요. 이후 비보존으로 적을 옮겼습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창업의 계기는 일상에서 찾아왔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과 술을 대접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음식과 주류의 페어링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죠. 이후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전통주를 깊이 공부했고, 좋아하던 전통주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이유가 소규모 양조장의 품질관리(QC) 한계라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김 대표는 이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지난 2023년 향과 맛의 조합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설계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주미당을 창업했죠. 주미당은 화학 성분 조합을 추론하는 자체 개발 강화학습 AI 모델을 개발하며 주목받았어요.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24년 7월 전북대학교 창업중심대학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시작됐습니다. 임 팀장은 당시 주미당의 기술보다 김 대표의 문제의식과 태도에 마음이 끌렸다고 하는데요. 임 팀장은 "단순히 조언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전략으로 빠르게 구체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김 대표 역시 첫 만남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발표 초반에는 관심을 보이던 임 팀장이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IR 자료가 얼마나 부족한지 스스로 깨닫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단순한 비판보다 진심 어린 조언이라는 점이 느껴졌다"며 "투자자로서 '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어요.

이후 양측은 본격적인 투자심사에 앞서 4~5차례 미팅을 진행하며 IR 자료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정성적인 스토리 중심의 자료는 정량적 성장 전략과 시장 확장 계획 중심으로 고도화됐다고 하는데요. 이후 내부 IR과 현장 실사,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약 두 달 반 만인 2024년 10월 크립톤이 주도한 시드 투자가 성사됐습니다.

크립톤이 가장 높게 평가한 것은 창업자의 실행력이었습니다. 특히 임 팀장이 김 대표에게 5개년 성장 전략과 매출 마일스톤, 엑시트 전략 보완을 요청했을 때 연차별 목표와 조직 운영 계획까지 촘촘하게 정리해 돌아온 점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팀장은 "전통주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좋아하는 분야에서 출발해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AI 기술로 해결하려는 접근이 인상적"이라며 "이는 '창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한다'는 크립톤의 투자 철학과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업 아이템 역시 차별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는데요. 김 대표는 전통주를 좋아하는 소비자에서 출발해 산업을 깊이 들여다봤고, 소규모 양조장의 품질관리(QC) 한계가 시장 성장의 병목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향과 맛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설계하는 자체 개발 AI 모델 개발까지 이뤄냈죠.

김 대표는 "단순히 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향과 맛의 페어링을 구현하는 사실상 최초의 생성형 AI를 만들고자 했다"며 "고객 데이터와 향미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모델 경쟁력이 높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진입장벽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왼쪽부터) 김동완 주미당 대표와 임재규 크립톤 팀장

투자 이후 크립톤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성장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 정부지원사업과 유관기관 연계, 팁스(TIPS) 추천 등을 통해 주미당의 사업 확장을 지원했고, 사업 방향과 마일스톤을 함께 점검하며 성장 전략을 고도화했습니다.

특히 사업 모델을 다듬는 과정에서 긴밀한 협업이 이어졌습니다. 주미당은 두 차례 사업 피보팅(방향전환)을 진행했는데요. 6개월마다 성장 전략과 마일스톤을 수정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 팀장은 멘토이자 토론 상대가 돼 사업 방향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창업자의 몫이었지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며 시행착오를 줄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김 대표는 "대표는 회사 안에서 조언을 구할 상급자가 없는 만큼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의견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가 절실하다"며 "임 팀장은 투자자를 넘어 가장 먼저 사업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립톤의 네트워크도 성장의 발판이 됐습니다. 임 팀장이 직접 연결한 투자사와의 미팅은 올해 초 55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로 이어졌죠. 임 팀장은 "투자는 끝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동행은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주미당 매출액은 지난 2024년 21억원에서 지난해 172억원으로 695% 성장했습니다. 창업 2년만에 거둔 성과로 주목됩니다. 동시에 글로벌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6에 참가해 자연어 입력을 바탕으로 향과 맛의 레시피 후보를 생성하는 AI 향미 생성 엔진을 공개하며 주목받기도 했죠.

주미당은 올해를 AI 향미 플랫폼의 본격적인 사업화 원년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선 AI 향미 디스펜서 '센릿(SENLYT)'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예요. 향과 맛을 데이터화하고 AI가 최적의 조합을 생성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고도화된 시제품을 양산 모델로 전환하고 식음료 기업과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AI 기반 향미 설계 기술의 상용성을 입증한다는 목표죠.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합니다. CES 2026에서 확보한 글로벌 바이어와의 접점을 실제 계약과 해외 유통망 구축으로 연결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해요. 단순히 국내 전통주 시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향과 맛 데이터를 활용하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죠.

성장 자금 확보도 이어집니다. 김 대표는 "내년 초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목표로 구체적인 마일스톤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향후 후속 투자와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엑시트 시나리오도 시장 상황과 기업 성장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두 사람의 동행도 이어집니다. 임 팀장은 주미당을 '가장 친한 친구'로 표현했는데요. 그는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가장 먼저 고민을 털어놓고, 작은 성과에도 누구보다 먼저 함께 기뻐하는 관계가 좋은 액셀러레이터와 창업자의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크립톤을 '등대'에 비유했어요. 그는 "막막했던 초기 사업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줬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둔 순간마다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하는 파트너이자 최고의 동행자"라며 "단순 '투자자'와 '창업자'라는 관계를 넘어섰다"고 언급했습니다.